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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일자리의 미래

by 일일신우일신 2020. 11. 5.

'왜 중산층의 직업이 사라지는가?'

'일자리의 미래'라는 제목보다 위 부제에 더 끌려서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인 엘렌 러펠 셸은 보스턴대학 교수이자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이다. 

 

코로나 이전에 출간된 책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촉발한 경제 위기 및 실업에 대한 언급은 없다. 코로나는 현재 진행 중인 변화의 방향에는 영향이 없고 속도는 가속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 전환의 핵심에는 로봇,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이 있다. 이러한 신기술을 활용한 자동화는 기존의 저소득층이 아닌 중산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중산층 계층의 몰락으로 소득 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이 책에서는 미국의 역사와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요즘 각광받는 긱 경제(Gig Economy)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 대량의 임시직만 양산한다. 디지털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미래 경제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5년 이내에 망하고 새로 신설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실질적인 일자리의 증가는 거의 없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한다. 해외로 이전된 공장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도 과거와 같은 대량의 일자리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FANG(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이라고 하는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자본 규모에 비해 빈약한 고용을 유지한다.

 

그렇다면 암울한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 우리는 일에 대한 열정, 몰입, 소명감을 올바른 직업관이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이러한 열정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고용주의 의도일 뿐이다. 고용주는 직원을 감시하고 직원이 일 차제가 되기를 바란다.  

 

교육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일자리는 학위를 요구하지 않는다. 미래에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교육에 투자한 비용과 미래의 소득을 비교하면 차라리 대학 교육을 받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한, 외국 기업을 유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저임금의 작은 수의 일자리만 만들어질 뿐이다. 

 

핀란드의 방식은 한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핀란드는 경제적 불평등 지수가 낮고 사회적 신뢰도가 높다. 핀란드는 2차 대전 이후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교육, 건강관리, 실업자 지원 등 공공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한 소득 재분배 정책 등을 통해 두터운 중산층을 만들었다. 

 

노동조합, 협동조합, 종업원 소유 기업의 활성화 등을 통해 노사가 상생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제조업에서의 고용 없는 성장은 디지털 시대에 점점 심화될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 생산 수단을 소유하고 맞춤형 생산방식을 생각해야 한다. 

 

정치권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초적인 조건은 다음과 같다. 근로소득세를 줄이는 것, 기업에 대한 고용촉진 혜택을 늘리는 것, 주당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것, 마지막으로 기본소득 제도 도입이다. 일하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나쁜 일자리는 치료해야 하는 사회 구조의 결함 때문인 것이다.

 

지금까지 '일자리의 미래'라는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살펴보았다. 이 책은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오랜 기간 회사에 근무하면서 회사에 대해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요즘 트렌드처럼 자주 언급되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혁신이 초래할 암울한 일자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이 책은 시종일관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문제와 이슈를 제기한다. 이러한 암울한 미래를 극복할 대안은 딱히 없어 보인다. 제4부 새롭게 생각하기 챕터에서 언급하는 핀란드 사례, 종업원 연대, 정치권의 역할 등은 낙관적인 기대와 희망일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의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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